경북 | 삼부보 중년 농군의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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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기언 작성일14-05-28 15:52 조회16,552회 댓글3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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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27. 무작정 청통쪽으로 향하여 여기저기 둘러보니 못처럼 생긴 곳은 거의 대부분 물을 뺏거나 빼고 있었슴다.
대동지, 관방지, 배양지, 오독지, 기타 소류지들 그리고 화산의 굴견지, 부곡지, 국곡지, 곽산못, 소곳못, 삼부지 등 모두 배수 흔적이 있거나 배수중이였네요.
먼저, 배수중인 청통소류지입니다. 물이 많이 빠졌고 마름이 많이 자랐습니다. 물 깨끗하고 공기 맑고 풍광 좋은 곳이나 배수를 극복하기엔 쉬워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이동합니다.
물이 빠진 표시가 확 납니다. 뗏장이 누웠어요.
여러 곳을 거쳤지만 배수만 확인하고 그냥 지나친 곳이 많습니다. 굴견지로 왔습니다. 예전엔 그래도 숲에 둘러싸인 느낌이 드는 곳이였는데 이젠 제방우측은 조금 삭막해 졌네요.
굴견지 우안은 엄청나게 큰칼로 야산을 하나 싹둑 베어 버리고 축대를 쌓아 아마도 공장 비슷한 게 들어설 모양입니다. 저기 보이는 LA 다저스 브라이언 윌슨의 인디언추장 머리같은 저 나무들은 살아남는 건가 아니면 날아갈 것인가 궁금하네요.
제차 옆쪽이 소나무와 잡목들이 우거진 야산이여서 저기 뒷산이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 날부터 중장비들이 왔다갔다 하더니 이젠 작업이 거의 평탄화 되어서 건물만 지어면 될 듯 합니다. 인간이 손대어서 좋은 게 없나 봅니다. 특히 자연은......
제방아래 배수로인데 물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죠? 배수를 함에도 최근 조황이 좋았는지 평일임에도 조사님들이 꽤 포진해 있네요. 이 배수기에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그냥 여기에 눌러 앉을까 하다가 다시 인근 못들을 둘러 봅니다.
다니다 보니 꽤나 멀리 왔네요. 소곳못을 가보니 물이 엄청 빠져 있고 주변환경도 안 좋아 졌네요. 근처에 대형 축사가 생겨서 냄새가 많이 나고 축사를 하나 더 짓는 걸 결사반대하는 현수막도 걸려 있습니다. 부디 뜻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18시가 가까워 지고 이젠 목적지를 정할 시간이라 삼부보로 방향을 잡습니다.
삼부보의 트레이드마크인 가칭 부엄덤(?) 입니다. 부엉덤은 제가 붙힌 이름 입니다. 현지에서는 뭐라 하는 지 잘 모릅니다. 이점 착오 없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평일이라 건너편 제방쪽에도 꾼들이 없을 거라 판단하고 아예 제방쪽으로 들어 왔는데 이미 세분이 보위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상류쪽으로 갑니다. 오늘도 여섯대를 폈네요.
현지 중년 농군이 풀을 베고 나오다가 마주 쳤는데 쓰레기와 술병을 많이 버리고 간다고 욕을 섞어가며 푸념하네요. 그의 눈에는 모든 낚수꾼이 쓰레기 버리고 가는 넘들로 보이는 듯 합니다. 이해는 하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네요.
낚시자리에 버려 놓은 게 아니고 제방뚝에 많이 버리고 간다네요. 낚수꾼이 모두 다 그런 건 아니라고 해 보지만 그의 귀에는 변명으로만 들리는 모양입니다. 버리는 자가 있고 눈앞에 쓰레기가 뒹굴고 있으니 할말이 없으나, 이렇게 덤테기로 욕먹어가며 낚수를 해야하나 라는 회의도 드네요. 안버리면 되는데 아주 쉬운건데 어려운 게 아닌데 ㅠㅠ
청통 거적지 산쪽에 씌어진 문구가 생각납니다. "쓰레기 버리면 자식이 쓰레기 된다."
그 중년 농군의 말에 내상이 심하여 낚숫대를 안 필려다가 그래도 6대나 피고 앉았습니다. 의지의 낚수꾼입니다.
낚시를 많이 다니다 보니 나이드신 농부님들 보다 젊은 농부들이 비교적 욕도 심하고 더 간섭하는 듯 했고 파이팅이 좋아 전투적이였습니다. ㅋ~
낚숫대를 피고 앉아 있으나 웬지 모를 자괴감에 한동안 멍해 있는데 몇분이 들어 와 이것저것 물어 봐서 포인트와 수심 그리고 미끼를 얘기해 줍니다.
어차피 이쪽은 포인트가 한정되어 있어 제자리 아래 위쪽으로 네분이 앉으시네요. 조용할 줄 알았는데 배수기라 그런지 많이들 들어 옵니다.
이쪽은 청태가 덜하지만 그래도 바닥엔 청태가 많고 상류에서 청태가 떠내려 오기도 하네요. 해지고 노을 물드는 저녁무렵에 입질이 잦은데 오늘은 입질이 없습니다.
20시쯤에 3.0대 캐미만 수면위로 내놓은 찌가 꼼지락 거려 주시하니 한마디 정도 올렸다가 뱅글 돌리기도 하는 거 같아 올커니 왔구나 생각하고 눈이 살짝 아리도록 집중 또 집중합니다. 한마디 더 올려서 좀더!를 외치는 순간 쫘악 빨려 들어가는 찌를 보고 얼떨결에 챔질하니 준척급은 되어 보입니다. 구식폰이라 후레쉬를 비추고 사진을 찍으니 예상대로 좋지 않네요.
23시경에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큰곰자리의 삼태성을 확인하니 오늘은 중태는 비교적 밝고 상태와 하태가 어두운 듯 합니다.
입질도 없고 무료하던 차에 옆에 분들이 커피한잔 하라며 부르네요. 감사했습니다. 야밤철수라 인사도 못했네요.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데 20시에서 21시사이에 큰 물결이 한번 일어서 수달일 것 같았는데 그분들 일행중 한분이 수달인지 뉴트리아인지 붉은 눈과 마주쳤다고 합니다. 이 곳 삼부보는 수달이 한번씩 출몰하는지라 그때는 몰황입니다.
자정이 지나 철수하여 집에 오니 0시30분이 지나네요.
오늘 여러 곳을 댕기면서 찍은 것들인데 순서대로 탱자, 쥐똥나무, 복숭아, 돌나물꽃, 오월의 장미, 지칭개, 솜사탕같은 민들레, 곰보배추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이재준님의 댓글
이재준 작성일
캬 포인트 멋지네용
손맛 축하드립니다^^
윤기언님의 댓글
윤기언 작성일감사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즐낚하세요.
백종원님의 댓글
백종원 작성일꽃이 열매가 되는 계절이네요~~